黑天 흑천

黑天 흑천 20화 - 초대받지 않은 손님(不速之客)

0.< 2021. 2. 3. 17:08

링크 : http://www.jjwxc.net/onebook.php?novelid=3028499&chapterid=20


달링, 바보 몇 명을 데리고 몰래 여기에서 뭘 하려고요?


 

이들은 처음 훈련소에 들어간 당시까지만 해도 또라이 기질이 심하지 않았고, 반골 성격으로 인해 머리 위로 이를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어쨌든 쉽게 겁을 먹을 만한 사람은 없었다. 

 

당이 몸서리를 치며 생생하게 그때의 일에 대해 말했지만 추스는 절대 믿지 않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동탑에 무슨 괴이한 일이 있겠어?"

 

"아시다시피, 바니부르크가 봉쇄되었을 때는 아직 냉동 캡슐이 나오기 전이었지요."

당이 말했다.

추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보편적으로 쓰이는 냉동 캡슐의 생산 명령은 그가 장관이었을 때 서명한 서류였으니, 그가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혹시 동탑 지하 2층에 설비실이 있는 것도 의심해보셨습니까? 저희는 그곳에서 냉동 캡슐과 비슷한 크기의 냉동실을 찾았는데, 1인용은 아니었습니다."

당은 말하면서도 입에 담는 것조차 싫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는 양손을 펼쳐 손으로 흉내 냈다.

"이렇게 긴 일체형 침상이었습니다! 별이 폭발할 즈음이라 저희는 고르지도 못하고 모두 다 뛰어들었죠. 침대형 냉동실에 알람이 있는지, 누가 그걸 설정했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만, 두 달 전에 요란스럽게 울리는 바람에 저희는 깨어났습니다."

 

"맞아, 분명히 남성의 목소리로 된 전자음이었어요. '예정 시간의 2분 후 종료되며 냉동장치는 작동을 멈춥니다'라고 반복했어요."

르펜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회상했다. 

"아마 일고여덟번 정도 말을 한 뒤에 30초 만에 냉동실이 자동으로 열렸어요. 그때 저희는 막 깨어나서 어리둥절한 채로 상황 파악도 힘들었죠. 깨어난 후에 눈을 부릅뜨고 계속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만 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르펜은 군용 바지 주머니에서 자신의 통신기를 꺼냈다. 혀끝을 깨물며 잠시 뒤적이다가 추스의 눈앞에 통신기 화면을 내밀었다.

"장관님, 보세요. 저희 통신기는 그 후로 매일 몇 통의 자동 메시지를 받았어요."

 

화면이 너무 바짝 다가오는 바람에, 추스는 뒤로 살짝 물러서서 맨 윗줄의 메시지 내용을 똑똑히 보았다.

 

17:51:12

데이터 전송 중단, 자폭 중지.

 

17:51:03

데이터 전송 시작.

 

17:50:36

지령 검색 완료. 지령 소스 S001을 찾지 못함.

 

17:48:25

자동 지령 검색.

 

추스가 눈썹을 추켜올렸다.

"귀신이 보내온 건가?"

"그렇죠?! 정말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니까요!"

르펜이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리자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가 그녀의 통신기 화면을 가득 채웠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매일같이 통신기에서 출처 불명의 장난 메시지가 자동으로 연결되는데, 무슨 S001인가 지령 소스만 찾으면 되지, 저 자폭하는 메시지는 대체 뭐냐구요?! 데이터를 파괴하는 건지 우리를 파괴하라는 건지 귀신만 알 거예요. 그래서 매번 송출을 저희가 강제로 끊었어요."

 

추스가 물었다.

"출처는 알아봤어?"

르펜은 통신기를 주머니에 도로 집어넣고 톡톡 두드리며 깔깔댔다.

"왜 안 알아봤겠어요. 당이 동탑 1층에 있던 유일하게 사용 가능한 조작대 두 개를 잠깐 빌려서 밤낮없이 그 신호를 주시하며 추적했죠. 근 한 달 동안 저희는 교대로 조를 짜서 밖을 샅샅이 수색했고, 다른 조는 추적 코드를 감시했지만 어떤 진입원도 찾지 못했어요."

 

"다른 사람도 못 찾았고, 진입원도..."

추스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건 단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야."

"바니 부르크 내부의 랜선 신호였고 은닉성이 높다."

당은 손가락을 한번 튕기고는 추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장관님, 방금 그 말을 하시려던 거였죠?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알아도 소용이 없더군요."

 

바니부르크의 동탑은 이미 그 사건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으며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안쪽의 설비는 엉망진창이었다. 당 또한 조작대 두 개를 겨우 찾아 썼다. 

이런 은닉성이 높은 신호를 두 개의 작은 조작대에서 추적해 알아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발신원은 바니부르크의 좌뇌와 우뇌에 해당하는 두 개의 총통제실이 있는 중심보일 가능성이 컸다. 통제실에 들어갈 방법을 생각해내기만 하면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어째서? 너희들에게 청소하라는 지령을 내려졌을 때 개통 권한은 없었어?"

추스가 물었다.

"있었죠. 하지만 권한은 동탑에 한정되어 있었고, 중심보와 서탑, 남탑, 북탑은 모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당이 '쯧쯧'하며 혀를 차고는 말했다. 

"그러니까 이 임무는 온통 헛소리였어요. 인색하기가 이렇게 도깨비 같아서야, 문을 하나 더 연다고 그들의 목숨을 구하기라도 하겠냐고요."

 

"저희는 처음에 그걸 평범한 랜덤 신호로 이해했는데, 일단 일정한 범위를 넘어서면 메시지가 오지 않았어요."

르펜이 이마를 쓸어내리며 어쩔 수 없이 손을 펼쳤다.

"그래서 저희는 거길 나와서 이사를 왔죠. 다행히 조엘이 미니 모듈 프린터를 외울 수 있어서 저희는 동탑에서 분해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 패널과 모듈 재료를 다 뜯어냈어요. 이 숲 속에 블록 집을 몇 칸 짓고... 아!"

 

그들이 이사한 첫날, 분명히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다음 날, 망령이 흩어지지 않았는지 수수께끼가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이전의 네 가지 메시지가 오기 전에 하나가 더 왔는데, 그 내용은...

재설정 완료. 도내 좌표 2856, 1920. 

가장 비열한 점은 실제 촬영한 사진으로, 그들이 이사 온 새로운 집의 정면도가 첨부되어 있었다.

 

그들은 자폭 진행 상황을 파악한 후, 곧장 지은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집을 헐고 바니부르크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숲으로 옮겼지만 여전히 피하지 못했다. 하루가 지나면 메시지가 다시 왔다. 

 

그러다 보니 숲 중심부에서 경계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저희가 받았던 그 사진을 보면 여긴 온통 숲에 파묻힌 눈처럼... 아, 방금 전에 저희가 말했던 파리 눈은 저희끼리 지은 별명입니다."

당이 설명했다.

"저희도 한 차례 수색을 시도했지만, 범위가 너무 넓어서 수확은 매우 적었습니다."

 

당은 발을 동동 구르며 땅을 힘껏 밟았다. 

"저희가 있는 이 곳이 지금까지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 곳인데, 경계에 가까워서 그런지 벌써 사흘째 메시지가 오지 않아요. 그래도 저희는 계속 염두에 두고 아무리 피곤해도 한 사람은 꼭 남겨서 지키게 하는 중인데 갑작스러운 수신에 당황해서 자폭을 멈출 겨를도 없이 망치지 않도록요."

 

"그렇지만, 그건 너무 수동적인데."

추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주 수동적이죠! 바니부르크는 오랫동안 봉쇄되었지만 맨 처음 지어졌을 때는 당시 최상급 기술을 사용하여 방어 시스템이 아주 대단합니다."

당이 말했다.

"저희도 당시에 우아한 방법을 많이 생각해봤는데, 죄다 헛소리였어요! 토론 끝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

당은 추스에게 매우 사근사근한 어조로 그들의 토론 결과를 설명했고, 완화된 표현으로 바꿔 말했다—— 빌어먹을!

 

"그래! 그래서 저희가 직접 손으로 다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르펜이 그에게 윙크하며, 옆에 있던 촌두머리의 남자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류! 네가 만든 그 '보배'들을 꺼내서 보여드려!"

 

처음 입소하여 다들 가장 풀어져 있을 때, 류는 별로 말수가 없었고 간혹 두어 마디 농담을 받으면 수줍게 웃으며 한쪽의 보조개를 드러냈다. 가장 온순하고 순해 보이는 이 사람은 각종 무기, 특히 살상력이 높은 것들을 제작하는 것을 제일 잘했다. 

당시 그들 몇 명은 류가 만든 소형 탄환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다 같이 살고 있던 단독주택을 폭파시킨 적도 있었다.

 

추스는 그 사실을 정확히 기억했다. 당연히 르펜이 말했던 '보배'가 무엇인지도 짐작 가능했다. 

아니나 다를까, 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침실로 가더니 크고 작은 진주만 한 소형 탄환을 품에 안고 돌아왔는데, 마치 자신의 딸을 안고 있는 듯 애지중지했다. 

 

추스가 실소했다.

"... 넌 매일 이것들 주변에서 자는 거야? 터질까 봐 무섭지도 않아?"

"매일은 아니고, 세 시간 전에 완성되었는데 용광로에서 갓 나왔어요."

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는 내일 바니부르크에 갈 계획——"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 중 몇몇의 통신기가 동시에 '띵'하고 울리더니 추스의 것도 함께 울렸다. 

다른 이들의 낯빛이 순식간에 달라지면서 당은 심지어 통신기를 꺼내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몸을 날려 정찰실로 뛰어 들어갔다. 

"시발놈들이 또 와서 귀찮게 구네! 전부 통신기 가져와서 자폭부터 멈춰!"

 

추스가 통신기를 꺼내 화면을 보자, 역시 위치를 측정한 메시지였다. 르펜이 말한 대로 실제 그들이 있는 곳의 사진까지 첨부되어있었다. 

추스는 르펜의 뒤를 따라 정찰실로 들어갔고, 조엘은 자신과 진의 통신기를 품에 안고 달려왔다.

 

당의 손가락은 조작대 위에서 날아다니듯 움직였고 스크린에는 복잡한 코드가 줄줄이 이어졌다. 

"너희들 동탑 조작대까지 뜯어온 거야?"

추스가 묻자, 당이 엉겁결에 대답했다.

"아뇨, 안 뜯어왔어요! 여기, 통신기!"

 

당이 마지막 버튼을 '탁'하고 두드린 뒤 다른 사람들의 통신기를 받아 차례대로 조작대 감지기에 문질렀다.

추스가 통신기를 가져와 내밀 무렵,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 보였다. 

데이터 전송 중단. 자폭 중지.

 

추스라는 사람은 사실 단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었다. 

협박을 한 번 받고, 다음번 협박이 이어지길 기다린다면 그는 추스가 아니었다. 

 

추스는 통신기를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몸을 돌려 류에게 손을 내밀며 턱을 살짝 들었다.

"네 그 귀여운 보배 좀 나누자."

류가 말했다.

"장관님, 뭘 하시려고요? 하, 하룻밤이라도 쉬셔야 하지 않을까요?"

"아, 괜찮아. 너희들이 이렇게 바쁘니 나가서 한 바퀴 돌아보고 올게."

추스는 소형 포탄 몇 개를 받고 손 안에서 굴리며 개수를 세어보았다. 

"6개? 좀 적은데, 3개 더."

류 : "..." 이건 살상력이 높은 폭탄이지, 사탕이 아니란 말입니다!

 

당과 르펜은 훈련소에서부터 유명한 개그 콤비였는데, 추스의 말을 듣자마자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다가와서 류를 향해 헤헤헤 하고 웃었다. 

"류, 우리한테도 몇 개 줘야지, 메시지가 우릴 찾아냈는데 무슨 내일은 기다려. 앞당겨서 움직이자!"

"너희들..."

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로 품에 안고 있던 소형 포탄 전부를 그들의 손아귀에 넘겨주었다.

"될 대로 되라지, 질질 끌지 말고 다 가져가!"

 

인형처럼 생긴 조엘은 잠시 망설였다. 

"그럼 엉덩이를 다친 땋은 머리 선생과 그분의 딸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작은 대걸레가 추스의 손에서 소형 포탄을 잽싸게 낚아채더니 추스의 얼굴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그의 옆에 다가와 섰다. 

"어어——"

조엘이 의미 없는 소리를 냈다.

"퍼그스 아가씨, 이 물건은 장난감이 아니야."

 

"그럼 너희들이 가는 게 좋겠어. 난 기지에 남아서 이들을 돌보고 있을게. 땋은 머리 선생은 지금 움직이기가 그리 편치 않을 거야."

조엘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좋아, 지체하지 말고 가자고!"

당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손짓을 하며 앞장섰다. 

 

기지에서 바니부르크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고, 그들처럼 특수 훈련을 받은 이들이 힘껏 달려도 40분 가까이 걸렸다. 

"다행히 여기는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까 마음대로 터트려도 되겠네!"

당을 따라 막 원시림을 빠져나왔을 무렵, 추스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서 있는 곳에서는 언덕이 하나 있었는데, 비탈을 따라 내려가면 동탑 1층의 문으로 통했다. 그 문을 지나 반원형의 잔디밭을 통과하면 중심보 바깥으로 나가는 문으로 우회할 수 있었다.

추스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다가 당과 르펜을 따라 완만한 비탈길을 걸어내려 갔다. 

"이 포탄들은 파괴력이 약해서 대문을 완전히 폭파하긴 어렵겠군."

"괜찮아요. 저희도 문이 터지리라곤 기대하지 않아요. 동탑에 다른 것들은 많지 않은데, 손으로 쓰는 공구는 제법 있어요. 포탄으로 문에 틈을 만들면 그 틈새를 비틀어 열면 될 것 같은데 문의 재질이 예사롭지 않아서 꼬박 이틀 동안 돌아가면서 힘을 써야 될 거라는 계산 결과가 나왔어요."

 

당이 낄낄거렸다.

"벌써 두 달을 견뎠는데 이틀이야, 뭐! 게다가 이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야. 그러게 처음부터 누가 우리더러 광속포를 가져오지 말라고 했냐고!"

류는 무기에 관련된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어, 끝내 입을 열고 탄식하며 말했다.

"광속포를 마음대로 쓰던 날들이 그리워지네. 문 앞에 서너 개만 둬도 지옥의 문이 열릴 텐데."

르펜이 '아' 하며 말을 이었다.

"A12 반물질포 하나라도 있었으면..."

 

당이 눈을 뒤집으며 말했다.

"꿈도 꾸지 마, 귀염둥이들아!"

추스는 걸음을 잠시 멈췄다. 

"반물질포는 없고, 반물질 연료창은 있는데..."

"아뇨, 아뇨, 아니에요. 장관님, 저희는 그냥 문을 열고 싶은 거지 바니부르크 전체를 하늘로 날려버리고 싶진 않아요."

당은 금방이라도 까무러칠 것 같았다.

 

말하는 사이에 그들은 이미 동탑을 지나쳤다. 동탑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은 분명 이 토끼 한 무리들이 이곳을 떠날 때 문도 잠그지 못할 정도로 서둘렀다는 뜻이었다. 

"반물질 연료창 정도의 당량이면 말만 들어도 목숨을 잃을 것 같단 말이죠."

반원형의 잔디밭을 따라 중심보의 문쪽으로 걸어갈 때, 당은 그때까지도 추스의 아이디어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졌다며 감탄했다.

"그건 너무 미친 생각이에요, 제발 농담처럼 해주세요! 전——"

 

그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어' 하며 물었다.

"잠깐! 나 지금 대문 건너편에서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마치..."

"포신이 금속에 부딪히는 소리 같은데."

류는 이런 종류의 소리에 매우 민감하여 황급히 두어 걸음 내디뎠다.

 

그들이 잔디밭을 크게 돌자 바니부르크의 대문 옆이 저 멀리서 보였다. 

"멈춰!"

추스는 앞으로 나아가려던 몇몇을 홱 잡아당겼다.

 

그들이 걸음을 멈추는 순간,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문 옆에서 갑작스레 터져 나왔다. 

화염이 짙은 연기에 휩싸여 하늘 위로 끝없이 치솟아, 마치 성해를 뒤덮는 거대한 구름 같았다. 

 

쾅——

두 번째

 

쾅——

세 번째

 

당은 반동으로 날아가 땅으로 떨어지며 한참을 정신을 잃었다. 간신히 고개를 들고 어안이 벙벙하게 그 뭉게구름을 보자 입에서 두 글자가 절로 튀어나왔다.

"무슨... 시발....?"

"ㅋ, 켁... 이거 진짜 바니부르크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거 아냐! 대체 뭐야? 어느 또라이가 이렇게 미쳤는데?"

르펜은 입에 들어온 먼지를 뱉어내며 투덜대다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추스를 바라보았다. 

추스 : "..."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드는군.

당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 시발, 그래도 바니부르크가 벽마다 방폭 기능이 있어서 충격을 좀 막아줬어. 안 그랬으면 우린 지금 유골도 산산이 부서졌을 거야."

 

추스가 일어서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머리 위에서 무언가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구야?"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나의 장관님, 나 말고 달리 누가 있겠어요?"

 

세이어 양의 나른한 목소리가 예고도 없이 머리 위에서 들렸다. 

추스가 옆으로 두 걸음 물러서서 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자, 세이어 양이 벽 위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는 은빛 금속 포신을 들어 매우 낯익은 모습이었다. 

 

그는 높은 곳에 서서 추스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끝을 길게 늘였다.

"달링, 바보 몇 명을 데리고 몰래 여기에서 뭘 하려고요?"